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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ch] 업보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coCep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여름이었다. 고교생활도 중반에 접어들어 시들시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는 다르지만 유치원때부터 함께지낸 소꿉친구 세명과(A, B, C)바다에 가기로 했다.

C의 아버지의 회사에 부탁해서 사택의 방 한칸을 무료로 빌릴수 있었기 때문에 공짜니까 가자!!!! 하는 지극히 가벼운 흐름으로 결정된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들떠있었다. 기간은 3박 4일로 결정했다.

 

 

 


여기서 잠깐 친구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A는 집도 바로 옆집이고 가장 친하다. 친구를 아끼는 상냥한 녀석이다.

남의 험담이나 불의를 못참는 성격으로 요즘 세상에 드물게 교과서에나 나올 듯한 정의파다.

얼굴도 잘 생겼다.

종합적으로 스펙도 좋다.

부럽다.

짜증난다.

 

B는 안경을 꼈고 키가 크다.

전차 오타쿠다.

그것도 심한 오타쿠.

전차에 관해서는 모르는게 없다.

그리고 아주 성실한 성격이라 이번 여행계획도 전면적으로 B에게 맡겨두었다.

 

그리고 C는 쳐진 눈에 유연하고 대범한 성격이다.

쓰잘떼기없이 마음만 넓어서 절대 화내지 않는다.

화내는 모습을 이제껏 본적이 없다.

우리 네명 중 키가 가장 작음.

 

마지막으로 나는 인터넷 폐인.

그냥 두루두루 평범한 편이다.

아, 육상부 부장인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옛날부터 우리 넷은 함께였다.

무엇을 해도 함께였다.


 


 

 

 


여차저차해서 여행은 시작되었다.


여행 첫째 날. 

여행지에 도착한 것은 정오가 조금 지나서였다.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산에 인접한 치바현의 유명한 해수욕장

.............에서 3km 떨어진 장소에 C 아버지의 사택이 있었다.

그 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에 전차를 몇번을 갈아타야 했고 해수욕장에서 걷기까지 해야했다.


짐을 바리바리 짊어지고 있던 우리들에게는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

내리쬐는 태양아래서 수분하나 없이 바싹 말라비틀어져가며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길을 걸었다.

길 왼쪽에 바다가 있는데도, 도로를 따라 죽 둘러 싸여진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바다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이렇게 1km 걸어온 시점에서 깨달았다.

진짜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하다못해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다.

 

나 - "저녁은.....어떡하지?"

A,B - "현지조달 해야지."

나, C - "진짜로?"

B - "아니 그래도 조미료는 가지고 왔어. 낚시도구도 있으니까 왕창 잡아서 먹자!"

나 - "그 계획 너무 허술한거 아니냐. 너한테 맡겨둬도 괜찮겠어?"


이렇게 우리의 사활이 걸린 이야기를 나누며 사택 앞에 도착했다.

사택은 참으로 옛날에도 지어졌구나 생각이 절로 드는 낡은 건물이었다.

우리가 빌린 방은 8층에 있는 귀퉁이 방이었다.

좁디 좁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8층에 내려 방으로 들어갔다.

낡긴 했지만 엄청나게 넓은 방이었다.


발코니에 나가자 눈 앞에 바다가 펼쳐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건물 뒷편으로 향한 발코니를 통해 바위가 투성이의 해안이 있었고 그 너머에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 해안은 평범한 모래사장보다는 하고 놀 것이 많아 보였다.

우리는 전원 액티브 한 것을 선호했기 때문에 암초투성이인 해안을 보고 들뜨기 시작했다.

 

 

 

 

 

 


신이 나서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의욕충천해서 사택 뒤쪽의 해안가로 향했다. 건물 뒤 쪽으로 가보니 포장도 안된 좁다란 길이(짐승들만 다닐법한 길)이 숲을 지나 해안쪽으로 뻗어있었다.

이 길말고 다른 길은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 길로 들어섰다.

 

나 - "이게 뭐지...?"

 

길가에 지장 보살이 놓여져 있었다.

길가라 표현하기엔 길의 2/3나 점령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기묘하게도 지장보살의 목 부근에 너덜너덜한 부적이 둘러져가며 수십장이 붙어있었고 그 바로 앞에 조개껍데기 무더기가 쌓여있었다.

 

A - "뭔가...불길하지 않냐.."

 

A의 말대로였다.

이상하게 숲까지 울창해서 상당히 꺼림칙한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다들 지장보살 앞에서 주춤하긴 했지만 바다에서 노는 것이 지장보살이나 지켜보는 것보다 훨씬 중요했기 때문에 무시하고 바다로 계속 이동하기로 했다.

지장보살앞에 흩어져있는 조개껍데기가 밟혀서 뿌득뿌득 하는 소리가 났다.

 


이 길을 통해서 해안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길 끝에는 새빨갛고 거대한 토리이(鳥居:일본의 신사 앞에 세워진 기둥)가 있었다.

그 곳을 통과해야만 해안에 입성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 당시는 꺼림칙한 기분보다도, 왜 이런곳에 토리이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컸다.

어찌되었건간에 우리는 지장보살이나 토리이같은 것은 머리에서 전부 날려버리고 그 날은 신나게 놀았다.

주변에 우리말고 없었기 때문에 전세낸 기분도 들어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첫째날을 보내고 둘째날은 해수욕장으로 가서 즐겁게 보냈다.


 

 

 

 

 

 

 


그리고 그 일은 마지막 날 밤에 일어났다.

마지막 날의 저녁은 A가 사택 주방에서 발견한 바베큐 세트로 바베큐를 해먹었다.

재료는 지역 주민들이 알려준 슈퍼에서 산 고기와, 사택 뒤편 해안에서 잡은 생선, 문어, 소라였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우리가 해안까지 가지고 갔던 바베큐 세트를 정리하고 건물로 돌아가는길이었다.

B가 오른손에 들고 가던 바베큐 세트 가방이 지장보살 머리에 부딪치고 말았다.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저 길이 좁았을 뿐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 순간.

 

 

 

 

 

 

툭.

 

 

 

 

 

지장 보살의 머리가 지면으로 떨어졌다.

천벌받겠네....하며 B가 쓴웃음 짓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나는 허둥지둥 일단 머리를 주워서 원래대로 되돌리려 하며 말했다.


나 - "근데, 원래 머리 부러져있던거 아니었을까? 그걸 부적으로 둘둘 감아둔거 같지않아?지장보살이라는게 성스러운? 물건이잖냐. 그러니까 그냥 평범한 테이프나 접착제가 아니라 부적을 둘러둔거지. 그거 부딪친거가지고 부러질리가 없잖아?"

 

다들 내 말에 납득 하고는 괜히 놀랐다며 다같이 한번 웃었다.

B는 머리를 손에 들고 머리를 원래 있던 목 위에 올려놓고, 손바닥을 두번 합장하고는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

 

C - "원래 지장보살한테도 합장 하는건가?"

B - "상관없지 않을까? 가자!!"


B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 듯 다시 길을 걸어갔다.

다들 피곤이 쌓였던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이불도 못깔고 바닥에 쓰러져 잠들었다.

그걸 본 나도 갑작스레 졸음이 쏟아져서 벽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별안간 눈이 떠졌다.

지금 몇시지 싶어 벽시계를 보자 시계는 8시 반에 멈춰있었다.

바베큐하고 방으로 돌아왔을때가 딱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핸드폰으로 확인하려고 손을 뻗다가 씻지도 않고 잠든게 생각이 났다.

친구들이 다들 자고있었지만 어두운게 무서웠기때문에 형광등을 켜고싶어서 스위치를 눌렀다.

 

 

켜지지 않았다.

정전? 몇번이고 눌러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암흑 속의 샤워라니 공포스럽기 짝이 없어 샤워는 포기했지만 적어도 이라도 닦고 자고 싶어서 나는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무엇인가가 이상했다.

세면대 배수구에 엄청난 양의 머리카락이 막혀있었다.

우리 중에 이렇게 머리카락이 긴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역겨웠다.

더이상은 자신이 없었다.

공포감이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수가 없었다.

일단은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에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 순간.

 

 

 

 

 

 

팡!!!!!

 

 

 

 

 

방 현관문에 무엇인가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나는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 

그리고 또한번.


 

 

 

 

 

파앙!!!!!!

 

 

 

 

 


두번째.

 

 

 

 

 

파앙!!!!!!

 

 

 

 


세번째.

 

 

 

 

 

파아아아앙!!!!!!

 

 

 

 

 

갑자기 더 거세진 네번째.

그리고는 정적이 엄습했다.

나는 지극히 혼란 상태였다.

토할것 같았다.

겁에 질린 나머지 비명조차 지를수가 없던 나는 울상이 되어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하며 어떻게든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가려고 했다..

두려워서 현관문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긴장감이 풀리듯  친구들이 있는 방에 형광등이 켜졌다.


A - "아 뭐야, 이 소리......"

B - "시끄러워....."

C - "무슨일이야..?"


그와 동시에 친구들이 일어나는 소리가 났다.

다행이야. 이제 괜찮아.

나는 안심하고 현관문에서 등을 돌렸다.

 

나 -"지금말야....."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어.

라고 말하려던 나는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얼굴의 모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느낌이 났다.

그 장면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것만 같다.

 

 

 

 

 

 

 

 

친구들이 앉아있는 방 한가운데 한 여자가 등을 돌리고 서있었다.

바닥까지 늘어뜨린 검은 머리카락.

더럽고 너덜너덜한 기모노.

허리춤에는 방울이 몇개쯤 달려 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그여자는 나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니고 B를 보고 있다는 것을.

 

B - "뭐야? 왜그러고 섰어? 입은 쩍 벌려가지고...무슨일이야?"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B의 코에서 피가 흘렀다.

 

B - "어, 코피난다..........아 눈이 아파. 내눈!!!!눈!!!!!!!"


B의 눈은 인간으로서 불가능할 정도로 충혈되어 있었다.

B는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목부터 위쪽은 어느새부터인가 새빨개져 있었다.

마치 괴사하듯.

B에게서 코피가 흐르기 사작한 뒤 모든 것이 너무나 급작스러웠다.

나는 어쩔줄을 몰랐다.

공포감으로 한발짝도 뗄 수 없었다.

 

 

A에게 시선을 돌리자 A도 코피를 흘리며 혼란스럽다는 듯이 그 여자의 얼굴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C는 B를 돌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 여자는 나와 A의 눈에만 보이는 것 같았다.

눈 앞의 이 여자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너무나도 시간이 걸렸다.

그 여자는 무언가를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 소와카...시키소.....응밋타......소와카..........카시코미카시코미마모우스 ]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느새인가 나도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친구들을 구하러 가야하는데, 다리가 굳어서 한발자국도 움직일수가 없었다.


나 - "A!!!!!!!"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갈라진 목소리로 나는 소리쳤다. 

A는 나를 보고 겨우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나 - "C!!어서 이쪽으로 와!!!"

 

C를 부르는 나의 목소리에 A는 B를 재빠르게 안아들고 나를 지나쳐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C도 당혹스러운 얼굴로 이쪽으로 달려왔다.

 

A -"C, 문좀 열어줘."

 

C가 문을 열자 A는 튕겨 나가듯 B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C는 A의 뒤를 쫓아나가며 빨리 오라며 나를 재촉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아직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선 채로 다리가 풀린 기분이었다. 

여자는 아직도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이쪽을 향해 뒤돌아 보려 하고 있었다.

 

 

천천히 돌아서는 여자의 목에는 도려낸 듯한 상처가 있었다.

징그러웠다.

속이 메스꺼웠다.

여자의 몸이 이쪽을 향하면 향할수록  눈이 아파왔다.


 

 

 

 

 

 

 

 

죽을지도 몰라.

그렇게 확신한 순간, C가 나의 어깨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C - "가자!!!"

 

이제껏 들어본 적 없던 C의 고함에 드디어 다리가 움직였다.

C가 손을 잡고 이끄는 대로 나는 정신없이 도망쳤다.

A가 엘레베이터의 문을 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해서 나는 B를 등에 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저 건물에서 멀어져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우리들은 일사분란하게 해수욕장에 있던 파출소에 도착했다.

경찰들은 병원으로 가라고 했지만 애걸해고 애원해서 경찰이 가장 가까운 신사로 데려다주었다..

 

절에 있던 젊은 중에게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자, 그는 할아버지께 똑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중은 우리를 본당으로 안내하고는 오래된 문헌을 잔뜩 가져와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너희가 머리를 떨어뜨린 지장보살은 속칭 [패각 지장보살]이라고 한다.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는 알수 없다.

⊙전국 각지에서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반드시 조개를 공물로 바쳐야 한다.

⊙조개를 정기적으로 모아서 묻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스님의 아버지 대에서 그것이 중단되었다.

⊙그 지장보살이 서있는 주위는 좋지 않은 것이 쌓이는 장소.

⊙좋지 않은 것을 봉인하는 존재가 지장보살.

⊙과거 벼락으로 지장보살의 머리가 떨어졌을 때 화재가 일어났었고, 그때문에 대규모의 봉인을 행했다.

   목 주위에 붙어있던 부적이 바로 그 것이다.

⊙너희들이 본 여자는 지장보살을 부수었기때문에 풀려난 존재로 힘이 강력했기 때문에 너희들에게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지장보살의 봉인에는 대규모의 승려와 신사가 동원되었다.

   봉인 의식 후에 사상자도 발생했다. 여자가 중얼거리던 것은 아마도 경문의 일종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이상 경문은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재 봉인을 하는것은 어려울 지도 모른다.

⊙너희들이 공물인 조개들을 밟았으며 머리를 떨어뜨렸기 때문에 일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둔 우리들이 가장 책임이 클 지도 모르겠다.

 

 

대략적으로 이러한 내용이었다.

스님에 따르면 지장보살이 서있는 장소때문일 뿐, 우리에게 영이 씌거나 홀리지는 않았다고 한다.....믿을수는 없지만.

반신반의하며 스님의 설명을 들었지만, 옆에 누워있는  B의 얼굴이 평소처럼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날이 밝고 스님이 우리 대신 짐을 가지러 가주기로 했다.

 

 

스님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B의 의식이 돌아왔다.

혼란스러워하는 B에게 A가 상황을 설명했다.

B는 지친 얼굴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

A가 설명을 하고 있는 도중에 스님이 돌아왔다. 나가기 전보다 스님의 얼굴은 헬쓱하고 파리해져 있었다.

 

스님 - "사태가 엄청나더구나."

 

우리는 전원 머리 숙여 사죄했다.

 

스님 -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방안에 널려져 있던 물품을 대충 챙겨서 왔는데, 없어진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거라."


우리는 재각각 가방을 열었다.

그순간 B가 입을 열었다.

 

B - "이게 뭐야...."

 

 

 

 

 

 

 

 

 

B의 가방 안에는 엄청난 양의 여자의 머리카락이 가득 차있었고 맨 위에는 지장보살의 머리가 들어있었다.

스님은 그것을 보자마자 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스님 - "이제 너희들은 돌아가도록 해라. 뒤는 우리들이 맡으마."

 

스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위태로운 얼굴로 경문을 외우며 지장보살의 머리를 들고 본당으로 갔다.

남겨진 우리들은 그저 기가 막혀 멍하니 있었다.


A - "집에 가자....."

 

A의 말에 우리는 B의 가방속의 머리카락을 전부 끄집어 내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전차 안에서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여행중 찍었던 사진들은 무서워서 현상하지 않았다.

지장 보살의 봉인에 성공했는지 어떤지도 우리는 모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우리 중 누구 하나 이 일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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